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단순한 사회 불안을 넘어 국가적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외신과 인권단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 정부는 공식적인 계엄령 선포 없이도 이에 준하는 강력한 치안 통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보안군의 실탄 사용 정황까지 확인되고 있다. 

오늘은 현재 이란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왜 이런 선택이 나왔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를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공식 선언은 없지만 ‘계엄에 준하는’ 통제 조치

현재 이란 정부는 헌법상 계엄령을 공식 선포했다는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상황을 전하는 다수의 국제 언론은 실제 통제 수준이 계엄령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조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 또는 주요 도시 단위의 인터넷 접속 차단이다. 이는 시위 조직과 정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둘째, 군과 혁명수비대, 준군사조직의 대규모 도심 배치다.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 이동이 사실상 제한되고 검문이 강화됐다.

셋째, 집회와 시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적용이다. 허가되지 않은 집회는 즉각 해산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법적 명칭과 무관하게 시민의 이동·표현·집회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국제 사회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계엄 상태’로 분류하고 있다.


실탄 사용 명령 논란과 확인된 사격 정황

최근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보안군의 실탄 사용 여부다.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 “실탄 사용을 명령했다”고 발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외신, 인권단체, 의료진 증언을 종합하면 실제로 실탄이 사용된 정황은 여러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총상으로 인한 사망자와 중상자가 확인됐으며, 머리나 상반신에 집중된 부상 사례도 보고됐다. 이는 단순 경고 사격이나 비살상 무기 사용과는 다른 양상으로 해석된다. 또한 현지에서 유출된 영상과 사진 자료에는 무장 병력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 사격을 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혁명수비대와 보안군에 실탄 사용이 사실상 허용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공식 문서나 공개 명령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장 행동 기준이 상향 조정됐다는 점은 여러 정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왜 이런 선택이 나왔을까?

이란 정부의 강경 대응은 단기적인 치안 판단이라기보다 구조적 요인의 결과로 해석된다. 우선 장기 제재와 경제 악화로 누적된 사회 불만이 전국 단위 시위로 확산되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의 통제 방식으로는 상황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시위가 단순한 경제 항의에서 정치 체제 전반을 비판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정부는 이를 체제 안정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협상이나 완화보다는 강경 진압을 선택하는 것이 기존 통치 방식과도 일치한다.

정부는 시위를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안보 위협과 연결해 설명하고 있으나, 국제 언론과 전문가들은 내부 경제·정치 요인이 사태의 중심에 있다고 분석한다. 이 차이가 바로 현재 사태를 둘러싼 인식 충돌의 핵심이다.


이번 이란 사태는 공식적인 계엄령 선포 여부와 별개로, 국가 권력이 어디까지 동원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실탄 사용 정황과 광범위한 통제 조치는 단기적으로 질서를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를 위기 관리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지, 사태를 더 키운 결정으로 볼지는 독자의 판단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