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구룡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이른 시간에 시작돼 다수의 주거 시설을 태웠고, 주민 상당수가 급히 대피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인명 피해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이재민이 발생하며 주거 취약 지역의 구조적 문제가 다시 드러났다. 

이번 화재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 왜 특정 지역에서 화재가 반복되는지, 그리고 현재의 주거 환경이 어떤 위험을 안고 있는지를 살펴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밀집 구조와 가연성 자재가 만든 상시적 위험

구룡마을은 오랜 기간 비정형적으로 형성된 주거지로, 주택 간 간격이 매우 좁고 골목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밀집 구조는 화재 발생 시 불길이 빠르게 확산되는 조건을 만든다. 여기에 사용된 건축 자재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다수의 주택이 목재, 합판, 비닐 등 가연성이 높은 재료로 지어져 있어 초기 진화가 지연될 경우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소방 차량의 접근이 어려운 점도 구조적 한계로 꼽힌다. 좁은 진입로와 불규칙한 도로 구조로 인해 소방 장비가 현장 가까이 접근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는 화재 초기 대응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작은 불씨가 대형 화재로 번지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이러한 조건은 특정 사고가 아니라 주거 환경 자체가 지속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대피와 이재민 발생의 구조적 배경

이번 화재로 다수의 주민이 자력 대피했으며, 일부는 거주 공간을 상실해 임시 거처로 이동했다. 이는 구룡마을에서 처음 발생한 상황이 아니다. 과거에도 화재나 안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주민들은 유사한 방식으로 대피와 복귀를 반복해 왔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는 이유는 주거 이전이나 재정착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주거 취약 지역의 주민 상당수는 고령자이거나 소득이 낮아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이 쉽지 않다. 또한 토지 소유권과 개발 계획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장기적인 주거 개선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그 결과, 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더라도 근본적인 환경 개선보다는 임시 대응에 그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화재 역시 이러한 구조적 한계 속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시 한복판에 남은 주거 사각지대

구룡마을은 서울에서도 개발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인 강남권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거 환경은 도시 평균 수준과 큰 격차를 보인다. 이는 도시 발전 과정에서 일부 지역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며 형성된 주거 사각지대의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도시 인프라와 행정 서비스가 인접 지역과 동일하게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안전·위생·주거 안정성 문제는 누적돼 왔다. 화재는 이러한 격차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건 중 하나다. 개발과 정비 논의는 지속돼 왔지만, 실제로 주민들의 안전을 즉각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정책적 과제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구룡마을 화재는 특정 시점의 사고라기보다, 주거 취약 지역이 안고 있는 구조적 위험이 현실로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반복되는 화재와 대피 상황은 현 주거 환경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를 일시적 사고로 볼지, 주거 정책과 도시 안전의 문제로 확장해 해석할지는 독자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